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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보댄스컴퍼니 관련 보도자료

2011. 9. 27. 계속 춤추고 싶어요

  • 작성자구보댄스
  • 작성일2015-02-13
  • 조회수9684

[문화와사람] 장구보 구보댄스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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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을 수익성과 인기로 판단하면 창의적인 공연 탄생 어려워
구보댄스컴퍼니는 2000년에 창단돼 해마다 정기공연과 기획ㆍ특별공연을 열고 있는 현대무용 전문예술단체다. 특히 다양한 레퍼토리 작품과 실험적인 창작 작품으로 평단과 시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장 대표는 안무가로서 수많은 작품을 만들어 발표했다.

10년 넘게 인천에서 춤을 추고 있는 무용단체가 있다. 백운역 근처에 있는 구보댄스컴퍼니. 건물 지하로 내려가니 양쪽으로 넓은 연습실이 눈에 들어온다. 어디로 갈지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장구보 대표가 사무실에서 나와 반긴다.

구보댄스컴퍼니는 2000년에 창단돼 해마다 정기공연과 기획ㆍ특별공연을 열고 있는 현대무용 전문예술단체다. 특히 다양한 레퍼토리 작품과 실험적인 창작 작품으로 평단과 시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장 대표는 안무가로서 수많은 작품을 만들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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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보댄스컴퍼니 장구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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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왜 부평에 자리를 잡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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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예술가들이 다들 서울을 향해 가는데, 그는 왜 부평에 자리를 잡았을까. “제가 부평에서 자랐거든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 부평에서 다녔어요. 대학시절부터 서울에서 활동하면서 항상 인천에서 무용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외부에서 보면 별 문제 없는데 무슨 소리냐고 되물을 수 있어요. 저희가 부평아트센터 상주단체로 들어가 있고, 예비 사회적기업에도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으니까요. 공연장을 무료로 빌릴 수 있고, 인건비 지원도 받고 있어요” 하지만 그는 “거기까지”라고 잘라 말했다.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니었어요. 5학년 때 학교에 무용반이 처음 생겼는데 한 반에 한 명씩 의무적으로 들어가야 했나 봐요. 담임선생님이 저를 지목해서 그냥 하게 된 거죠”

선생님의 눈에 그의 재능이 보였던 건 아닐까? 고 1때, 다시 무용을 시작했는데, 이때도 무용 선생님이 그를 발탁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입시무용을 시작했죠. 상당히 늦은 편이에요. 재능이 있긴 한 모양인데 즐기며 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대학 졸업 후 ‘한국 컨템포러리 무용단’에 단원으로 들어가 무용수로 활동했다. 많은 작품을 거치면서 장 대표는 작품에 몰입되지 않는 자신을 발견했다. “작품이 원하는 대로 춤으로 표현해야하는데, 몰입이 잘 되지 않았어요. 그러니 점점 힘들어지고 다른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의 생각은 안무가로 옮겨졌다. “안무가는 자기가 생각하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잖아요. 무용수와 음악, 의상 등 다양한 장치로 내가 원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후 장 대표는 1999년, 작품 ‘쉼표’를 통해 신인 안무가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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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수에서 안무가로 재탄생

“첫 작품을 무대에 올리면서 기존의 여러 가지 틀에 제약을 받는 게 불편했어요. 무용단에 소속돼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죠. 나만의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자유롭게” 그의 소망은 이듬해 구보댄스컴퍼니로 피어났다. 바로 인천에서.

이후 정기공연을 열고 각종 무용제에 참가하면서 점점 이름을 알리고 기반을 넓혀갔다. 그는 스토리가 있는 무용으로 지역민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연극적인 요소가 가미된 무용은 평단에서 거론되기 쉽고 냉정한 해석과 평가를 받게 되지만, 그래도 무용을 어려워하는 대중에게 가까이 가기에는 그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연출과 시나리오, 무대 설치 기법 등을 공부했다. 이후 ‘피론의 돼지’, ‘패솔로지’, ‘루머, 그 친절한 살인극’ 등 개성 있는 공연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특히 올해 초에 선보인 ‘보이첵’에서 그의 과감함은 절정을 이뤘다. “보이첵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통 연극이거든요. 연극작품을 무용으로 만들었는데, 지역에서 이런 시도는 거의 도발이라고 볼 수 있어요” 장 대표는 자신이 해석한 대로 안무를 짜 무대에 올렸다. 결과는 성공. 관객은 물론 평론가들도 좋은 평가를 내놓았다.

인천의 공연 예술문화를 활성화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이런 시도를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요즘 그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10년 넘게 단체를 지켜오면서 내가 정말 발전하고 있는지 회의가 들기 시작했어요” ‘잘 나가는 단체’인 줄 알았는데 무슨 일일까?

“외부에서 보면 별 문제 없는데 무슨 소리냐고 되물을 수 있어요. 저희가 부평아트센터 상주단체로 들어가 있고, 예비 사회적기업에도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으니까요. 공연장을 무료로 빌릴 수 있고, 인건비 지원도 받고 있어요” 하지만 그는 “거기까지”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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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보댄스컴퍼니 연습실에서 연습하고 있는 단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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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극장 상주단체제도의 빛과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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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단체제도란, 공연장은 공연장 대관료 면제, 사무실 등 공간을 제공하고, 예술단체는 공연 등 프로그램을 제공해 서로 협력하는 제도로 부평아트센터에는 구보댄스컴퍼니를 포함해 2개의 상주단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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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이 연극이나 뮤지컬에 비해서 대중적이지 않잖아요. 공연예술에 대해 예술성이나 가치, 가능성을 보기보다 수익성, 인기 같은 잣대로 평가를 하려고 해요. 이래서는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공연, 다양한 예술작품은커녕 우리 같은 공연예술단체가 서 있기조차 어렵죠. 게다가 정책이 자주 바뀌어서 안정적으로 단체를 운영하기가 어려워요”

그는 “생긴지 10년이 넘은 예술단체들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은 나름의 노하우와 역량이 있는데, 지금의 지원정책은 그런 예술단체들을 뒷받침해주지 못해요”라고 말했다. 이어서 공연을 올릴 무대가 없는 단체와 지역의 극장이 서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소통하며 작품을 함께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일본의 세타가야 극장을 예로 들었다.

세타가야 극장은 지역에 필요한 문화시설이 무엇인지 10년 동안 민관이 함께 연구해 만든 극장이다. 대공연장 좌석이 600석으로 규모는 작지만, 극장에서 자체 제작한 작품이 전체 공연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자체 학예팀을 가지고 있어 예술감독이 마음껏 창작열을 피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감독이 무대ㆍ의상제작은 물론, 국내외 공연 정보수집, 무대예술에 관한 세미나와 워크숍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성공한 지역 공공극장 사례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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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꿈꾸는 공연예술 풍토는?

장 대표는 “상주단체제도는 분명 필요하지만, 바뀌어야할 부분이 많아요”라며 “무엇보다 예술가의 의견이 잘 반영됐으면 좋겠고, 내실 있는 단체에 집중해서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지금 그에게 가장 힘든 것은 유급단원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무용수 대부분은 공연으로 먹고 살기 어려워요. 작품이 끝나면 뿔뿔이 흩어져 각자 또 다른 작품이나 돈벌이를 찾아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한 때는 안무를 짜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는 것에 자부심이 있었지만, 10년을 해도 탄탄한 뭔가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데 많이 지쳤어요”라고 씁쓸해했다.

그가 가장 원하는 모습은 뭘까? 그는 “지역에 필요한 공연을 극장과 예술단체가 처음부터 함께 기획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예술교육이든, 공연이든, 그 어떤 프로그램이든, 함께 고민해서 필요한 것을 지원해줬으면 해요. 그러면 서로 힘도 나고, 즐기면서 일할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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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진 기자? sweetsh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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